본 연구에서는 1998년 단행된 석유산업의 대외 개방 조치(정제업의 외국인 50%이상 투자허용 및 주유업의 외국인 진입허용)가 국내 석유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개방화 이후의 필요한 정책들을 제시하였다. 1997년 1월부터 1998년 12월까지의 주요 유종에 대한 현물시장 수입가격을 추정하여 국내 공장도 가격과 비교한 결과 국내 정유사들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1997년부터 시행된 가격자유화 및 수입자유화에 이어 1998년의 대외 개방조치로 수입제품이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들어온다면 국내 정유사들의 현 시장점유율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입제품에 비해 열위에 있는 국내 정유사들의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기업의 국내시장 진입이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첫째. 국내 석유시장의 과잉공급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둘째, 상표표시제 및 지원금 등에 의해 대부분의 주유소가 국내 정유사에 예속되어 있고 셋째는 석유저장 설비 등 물류설비에 필요한 부지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외국인 기업들의 국내 시장진입은 유통부문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 전망된다.

석유산업의 대외 개방에 맞서 국내 정유사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이 요구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일본이나 싱가폴에 비해 설비의 규모의 경제, 낮은 지대에도 불구하고 높은 부채규모 및 환차손, 주유소에 대한 과다한 지원금 등에 의해 재무구조가 열악한 것이 정제비용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건실한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겠다. 이밖에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럽과 일본의 정유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추진하였던 물류통합, 공동 이용을 통한 물류비 절감 노력도 요구된다.

대외개방 조치와 함께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정책은 첫째 수입제품의 관세가 원유보다 높게 책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 정제품과 수입제품의 합리적인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정제품의 시장수급 안정 기여에 대한 프레미엄이 고려되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세차를 너무 크게하여 수입제품의 시장진입을 막는 것은 방지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현재 통관기준으로 되어 있는 수입제품의 품질검사 방법을 개선하여 사소한 검사기준에 미달될 시는 품질을 보정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평등한 품질검사 제도로 수입장벽이 되는 것은 없애야 하겠다.

향후 석유산업에 대한 정부의 기능은 특정 부문에 대한 지원 및 시장관리에서 벗어나, 경쟁적 시장여건의 조성, 경쟁규칙의 공정한 집행, 민간부문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수급비상시 대책과 같은 보완적 기능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재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석유 유통시장에서 불공정거래에 대한 명확한 기준들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며 주유소 겸업기준의 완화 등 안전과 품질이 보장된다면 유통시장에 남아 있는 경직적인 등록기준들이 개선되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