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 크기에 따라 발생하는 계절별 시간대별 공급원가 차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계시별 요금제는 전기요금 가격기능에 의한 수요관리 강화로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으며, 수요관리를 통한 신규 투자비 절감 및 자원이용의 합리화를 도모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계시별 요금제는 경부하 시간대와 최대부하 시간대 간의 요금수준 차이가 커 소비자 그룹 간의 교차보조를 야기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수준은 전력생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부하 시간대의 전력사용량이 높은 고객일수록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비판은 다른 용도에 비해 경부하 시간대의 전력 사용비중이 높은 산업용(을) 요금제를 적용받는 제조업의 전력 사용 행태로 이어지는데, 제조업 에너지 소비비중 중에서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력의 소비비중이 높아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또한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수준이 적정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보니 최대부하 시간대로부터 경부하 시간대로의 수요 이전이 과도하게 이루어져, 본래 목적과는 달리 경부하 시간대의 부하가 기저전원의 설비용량을 초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부하 시간대에 유류나 LNG와 같은 일반 발전기의 가동률이 증가하는 현상 또한 주요 문제점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전기요금 조정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현행 전기요금 체계가 전력 부하패턴, 계통 부하구조 등의 차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시간대별 생산 원가를 반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요금체계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시간대별 원가 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최근 3년간의 기저발전 구입단가 자료를 토대로 살펴볼 때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수준은 최소 15~30% 정도 인상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현행 산업용 전기요금의 원가회수율이 타 계약종에 비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인상과 동시에 최대부하(혹은 중간부하) 시간대의 요금인하가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시간대별 요금 수준의 조정과 함께 계절별 시간대별의 구분 기준도 최근의 계통부하 패턴의 변화를 반영하여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부하 시간대 중 일부 시간대의 경우 더 이상 경부하 시간대로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부하가 증가하였으므로, 경부하 시간대를 다소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겨울철과 다른 계절 사이의 부하패턴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계절별 시간대별 구분의 조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가 전력사용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2013년 11월 이후 전기요금 체계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계시별 요금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기요금 체계 전반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전력소비 패턴 및 전력산업 환경 변화 등의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현 시점에 맞는 전기요금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계시별 요금제 개편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이에 따른 국민경제, 산업생산량, 소득계층별 실업과 고용, 소득 재분배효과를 분석하였다. 만약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만을 10% 인상하게 된다면 경제성장 등에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영향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을 인상하는 대신에 같은 비율만큼 최대부하 시간대의 요금을 인하하는 경우에는,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이 다소나마 인하하는 효과가 발생하여 미약하지만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경부하 시간대의 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산업용 전체 평균 요금 수준은 변화가 없도록 최대부하 시간대의 요금을 조정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성장과 고용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득분배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경부하 시간대와 최대부하 시간대의 요금수준 격차를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계시별 요금제를 개선하는 경우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