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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국내 에너지 소비 변화의 시사점 도출을 위해 주요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 구조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의 첫 번째 단계로 6개 주요 선진국(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의 총에너지 및 최종에너지 소비 추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구조 변화가 있었는지를 검정해 보았다. 두 번째로는 앞서 추정된 구조 변화의 원인 파악을 위해 에너지 소비를 생산 효과, 구조 효과, 원단위 효과에 기인한 부문으로 요인 분해하여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일본의 에너지 소비 구조 변화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보았다.
먼저 에너지 소비의 구조 변화 여부 및 시기 추정의 주요 결론은 첫 째, 주요 선진국 에너지 소비의 구조 변화 시점이 2008년경에서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며 둘째, 에너지 소비와 경제성장과의 양의 관계(동조화)가 공통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에서는 경제성장과 에너지 소비가 반대로 움직이고 있으며(탈동조화), 미국과 캐나다는 탈동조화까지는 아니지만 과거 대비 경제성장과 에너지 소비의 양의 관계가 크게 약화되어 온 것으로 분석되었다.
두 번째 요인 분해 분석의 주요 결론은 대체로 금융위기 이후 생산 효과에 의한 에너지 소비 증가세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원단위 효과에 의한 에너지 소비 감소는 감소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미 탈동조화로 진입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생산 효과보다 원단위 효과가 에너지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아직까지 동조화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는 생산 효과가 에너지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구조 변화 전과 후 기간에 대해 에너지 소비 요인별 상대적 영향력을 비교했을 때, 원단위 효과의 영향력은 커지고 생산 효과의 영향력은 작아졌다는 점은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결국, 구조 변화 검정과 요인 분해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2000년대 중반부터 원단위의 개선(하락)세가 양호하게 지속되는 가운데 2008년경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주요국 에너지 소비의 구조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단위 개선세가 둔화되었다면 2008년경의 구조 변화는 지금보다 변화 폭이 훨씬 작았을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일본의 에너지 소비 구조 변화에 대한 심층 분석에서는 두 나라 모두 전력 소비 구조 변화가 최종 및 총에너지의 구조 변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총에너지의 구조 변화에는 전력 소비뿐만 아니라 전환손실의 구조 변화 역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도 에너지 소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에너지 소비 변화는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다. 2010년대 들어서도 과거의 원단위의 개선세가 둔화하지 않고 유지되어왔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2010년대 들어 전력 소비의 추세가 둔화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2010년대 들어 전력 소비보다 발전용 에너지 투입이 더 빨리 둔화했다. 총에너지 소비는 20년 정도의 시차를 보이며 일본의 에너지 소비와 유사한 경로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가 일본을 따라 2020년 후반에 갑작스레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주요 선진국처럼 경제성장과 에너지 소비의 동조화는 향후 완만하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