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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8일, 미국 상하 양원은 2016년 통합세출예산법(Consolidated Appropriations Act, 2016)의 일부로서 '미국산 원유에 대한 수출규제 해제조항'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같은 날 오바마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해당 조항은 발효되었다. 이로써 1975년 이후 40년간 유지되어 온 미국산 원유의 금수조치가 해제되었으며, 사실상 2016년부터는 그동안 자국 내에만 묶여 있었던 미국산 원유가 제도적 제약 없이 본격적으로 국제 석유시장으로 공급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약 11개월 후인 2016년 11월 8일에는 트럼프(Trump) 공화당 대선후보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2017년 1월 20일부터 적어도 앞으로 4년간(만일 재선에 성공하면 8년간) 국정을 이끌게 될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미국 석유산업에 새로운 전기(轉機)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석유업계 내에서는 고조되어 있다. 이처럼 채 일 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미국 석유산업은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미국 석유산업이 국제 석유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경우, 미국 석유산업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여파는 거미줄처럼 상호 간에 연결된 전 세계 각국의 석유산업에 미칠 수밖에 없다.
한편 동해 가스전에서 매년 생산되는 소량의 콘덴세이트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전량의 '원유'를 바다 밖에서 들여와야 하는 국내 석유산업의 입장에서는 원유가 거래되는 국제 석유시장과 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석유산업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석유산업은 미국산 원유 수출규제 해제에 대한 논란이 표면적으로 불거진 지난 2014년 1월 미국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 공청회 이후, 수출규제 존치 여부의 향배와 국제 석유시장에 미치게 될 여파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특히 미국산 원유 수출규제 해제와 함께 미국산 원유의 국내 도입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는 국내 석유산업이 필요한 원유의 전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2014년 기준 72%의 도입물량을 중동의 특정 국가(카타르)에서 공급받아 온 콘덴세이트의 경우는 그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편중된 공급원으로부터 탈피하여 원유 도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도입거래 협상 시 상대적 열위에 있는 현상을 극복하고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라도, 새로운 원유 도입원으로서의 미국산 원유에 관해 관심이 그만큼 고조되어 있다.
이러한 국내 석유산업의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수출규제 해제 이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수출규제 해제의 여파를 관찰하여 국내 석유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할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미국산 원유 수출규제가 등장한 이후부터 2015년 12월 18일 해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반추해 보고, 수출규제 해제 이후 미국 원유 수출을 전망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이러한 미국산 원유 수출규제 해제가 국내 석유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되, 국제 석유시장을 통한 간접적인 경로와 직접 국내로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는 문제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