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및 정책제언

정부가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자 저탄소-녹색성장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이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라면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녹색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불확실한 상태이다. 온실가스 감축 자체가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고, 신기술 및 대체에너지 또한 아무 비용 없이 개발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이 화석연료로부터 발생한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체를 줄이거나, 에너지효율 향상 또는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생산자 비용을 높이고 최종재화의 가격을 상승시켜 수출이 둔화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른 생산 감소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기술개발과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편익이 온실가스 저감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아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고 시장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온실가스 감축이 현실화되면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의 경제성이 확보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시장에 보급되어 활용되기 까지는 많은 장애 요인이 존재한다. 우선 장애요인으로 투자의 비가역성(irreversible), 유출효과, 기존 에너지에 대한 학습효과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장애요인으로 인해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의 보급은 중장기적으로 시간을 갖고 천천히 보급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가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는 시점에서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를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가 지속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다.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의 개발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온실가스 감축은 빠른 시일 내에 이행해야 한다면 온실가스 감축은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또한 신기술이나 대체에너지 개발은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게 되고, 이는 경제적 비용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성장 둔화 효과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는 이러한 상황 하에서 우리나라의 녹색성장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적 자료수집, 분석 및 모델링을 포괄적으로 수행하였다. 2장의 녹색성장에 대한 국제적 논의 분석에서는 최근의 금융위기에 따라서 녹색성장과 경기부양책을 연동하려하는 녹색 뉴딜 정책의 세계적 사례 및 그 당위성에 대한 연구사례를 살펴보았다.

여러 국제기구 및 세계 유수의 석학들이 대부분의 산업국가로 하여금 녹색 뉴딜 정책을 수행하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러한 요구에 발맞추어 저탄소사회로의 이행을 위한 녹색성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3장에서는 이러한 녹색성장정책 중 필수적이며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대국민 녹색생활 캠페인을 위한 추진방안에 대해 연구하였다. 지금까지 대국민 캠페인의 문제점 및 장애요인을 살펴보고 향후 효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녹색생활 캠페인 모델을 구축하여 제시하였다.

4장은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부문별 개발 및 투자 현황 및 전망에 대해 분석하였으며, 4장에서 분석한 내용은 본 연구에서 사용한 일반균형모델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되었다.

본 연구는 신기술 개발을 통해 환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하자는 녹색성장 전략을 실증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환경정책이 신기술의 진보를 유인하고, 기술진보는 온실가스 감축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향상시켜 성장을 견인하는 메커니즘을 가진 내생적 성장모형을 구축하였다. 신기술 개발은 R&D투자비용을 요구하고 시장보급에 장애요인이 존재함으로써 나타나는 경제적 비용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모형을 구축하였다. 따라서 본 모형은 편익과 비용을 동시에 고려하여 녹색성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신기술로 개발되는 대체에너지의 개발 비용과 보급률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개발비용과 보급률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결과는 신기술 도입은 저감비용과 GDP 손실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기술 도입은 GDP 손실을 2020년에 약 63%, 2050년에 약 84% 낮출 전망이다. 저감비용 측면에서도 신기술 도입은 산업의 배출권거래가격을 2020년에 약 18%, 2050년 35% 하락 시키는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배출권거래제가 허용되지 않는 가정의 경우 신기술 도입효과는 보다 크게 나타나 저감비용 감소효과는 2020년에 약 36%, 2050년에 약 66%에 달할 전망이다.

신기술의 보급률이 증가할수록 개발 비용이 낮을수록 저감비용과 GDP 손실이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녹색성장이 추구하는 환경개선과 경제성장이 동시에 달성될 수 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는 신기술 도입이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에 충분히 도입되지 않고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기존의 투자를 구축하는 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연구 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산업별?기술별 신기술 보급률과 개발비용을 보다 정확히 추정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자료의 미비로 모든 산업의 신기술이 동일한 특성과 동일한 비용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였다. 그러나 전력, 철강, 수송 산업 등 산업마다 온실가스 감축 관련 신기술의 종류는 다양하며 상이한 비용과 보급 경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신기술을 산업의 특성에 맞게 반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저감비용과 GDP 손실은 온실가스 감축량 정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발표한 국가감축량을 평가하기위해서는 유사한 BaU 배출량을 추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BaU 배출량을 낮게 설정할 경우 감축량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저감비용과 GDP 손실을 낮게 추정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확한 BaU 배출량 하에서 국가감축량과 신기술 도입 효과를 평가할 때 보다 합리적인 녹색성장정책 수립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