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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및 정책제언

분석 결과의 통합 평가를 통해 제시된 지역별 녹색에너지산업 클러스터 조성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광역경제권이라는 행정구역의 테두리를 벗어나 초광역경제권적인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초광역경제권 단위로 녹색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할 경우 지역 외 기업, 기관 등과 역할 분담 및 연계를 통하여 기존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또한 광역경제권간의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정책경합에 따른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의 한 응용 사례로 본 연구에서는 지자체별로 가장 정책경합이 심한 태양광산업을 강원도-충청권-경북을 하나의 초광역권 클러스터 단위로 묶어 중부내륙 태양광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강원도의 경우 영월지역에 폴리실리콘 생산의 소재가 되는 풍부한 규석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충청권의 경우 태양전지 부품소재 산업기반 및 기술혁신 역량이 매우 우수하다.

또한 경북은 태양광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하고 구미 일대를 중심으로 전자정보기기 관련 산업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어 기존 산업 인프라를 활용하기 용이하다. 이와 함께 경북은 기 추진 중인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에 그린에너지 및 IT 융복합 분야가 선정되어, 국책 사업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끝으로 이들 세 광역권은 핵심전략안에 대한 AHP 평가결과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 지역을 하나의 초광역권으로 통합하여 클러스터화할 경우 상호 연계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독일의 튀링겐-작센-작센안할트 등 구동독 3개 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태양광 산업벨트가 상호간의 약점을 보완하며 세계적인 태양광 산업 단지로 발달할 수 있었던 사례는 주목할만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다음으로, 지역별 특성과 여건을 감안하여 유형별로 특성화된 클러스터를 조성해나가야 한다. 각 광역경제권은 녹색에너지 및 자원 잠재량, 기존 산업인프라, 기술혁신기반, 재정자주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별화되어 있어 각 지역이 가지는 비교우위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유형별로 특성화된 방식으로 클러스터를 조성해나갈 필요가 있다.

유형별로 특성화된 클러스터 조성과 이들 간의 상호 연계체계를 구축하는 전략 사례의 하나로 본 연구에서는 남해안 풍력 산업 클러스터와 육?해상 풍력 실증?발전 단지 간의 상호 연계체제를 제안하고 있다. 풍력발전터빈을 비롯한 관련 부품소재 산업 기반은 경남을 중심으로 동남권 남해안 지역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반면 호남 서남해안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해상 풍력에너지 잠재량을 가지고 있으며, 육상 풍력에너지 잠재력은 경북(영덕 인근) 및 강원도(대관령 인근)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따라서 동남권 남해안을 중심으로 풍력발전터빈 및 부품소재의 생산?제조에 특화된 남해안 풍력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이를 호남 서해안의 해상 풍력 실증?발전 단지 및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내의 육상 풍력 실증?발전 단지와 연계시켜 나가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지역적 강점을 살리고 복수의 클러스터 조성에 따라 발생하는 투자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유력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산업과 지역 간의 클러스터 연결(cluster matching)의 차원을 넘어 성공적으로 클러스터가 정착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먼저 개별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가지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이러한 목표 하에 단계별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클러스터가 한번 형성되기 시작하면 “경로의존적(path-dependent)” 발전경향으로 인하여 좀처럼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클러스터의 내?외부 환경 분석에 기초하여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단계별로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면서 클러스터 성장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클러스터 내부의 구성주체들 간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식이 생성, 교류, 확산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혁신의 창출이 중요하며 혁신의 근간은 구성주체들 간의 지식 교류와 확산에 달려 있다. 구성주체들 간 지식의 교류와 확산을 촉진시키는 것은 바로 클러스터 구성주체들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나가는 네트워크이다. 해외 유수의 녹색산업 클러스터의 성공사례는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킹과 이를 통한 지식의 확산 시스템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그간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어 왔던 우리나라의 클러스터 조성 정책이 그다지 유효하지 못했던 것은 하드웨어적인 인프라 구축에 보다 많은 힘을 기울인 나머지 구성주체간의 협력 네트워킹 강화 및 이를 통한 지식생태계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지식이 가지는 공공재적인 성격 상 지식 교류 및 확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양의 외부성을 내부화시키기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구성주체 간 지식과 정보, 기술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참여 주체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협력 네트워크의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는 채널(channel)을 확보해야 하며 그러한 역할은 근본적으로 정부의 몫일 것이다.

본 연구의 향후 연구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에서는 시간상의 한계로 인해 녹색에너지산업과 지역 간 클러스터 연결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였지만 구체적으로 클러스터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에 대한 동태적인 로드맵 제시가 부족하다. 녹색에너지산업별, 지역별 특징을 포착하여 개별 클러스터의 현 단계를 진단하고 클러스터가 어떠한 단계를 거쳐서 발전하며 각 단계마다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를 발굴,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인 구성주체간의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 및 지식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녹색에너지기술별로 시장조건, 기술발전 단계 등이 제각각이고 이에 따라 구성주체간의 협력유인에도 차이가 날 것이므로 유형별로 특화된 형태의 협력체계를 어떻게 갖추어 나가야 하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이와 함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각 구성주체별 역할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